오늘은 상속에 관련된 두 가지 중요한 법적 개념인 한정승인과 상속포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상속인이 피상속인(사망한 사람)에게 받을 자산이나 권리 의무를 받으려면 자동으로 인정되는 한정승인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자산과 권리를 받고 싶지 않거나 고인의 남아있는 채무를 알 수 없어 권리, 의무를 책임지고 싶지 않을 때에는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해야만 합니다.
상속의 단순승인을 원하지 않는 경우
고인의 채무초과 등의 사유로 상속인이 아무 제한 없이 피상속인(고인)의 권리와 의무 승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 즉 상속인이 상속의 단순승인을 원하지 않는 때에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상속의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의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1. 한정승인
한정승인이란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재산과 채무를 모두 수용하되, 자신의 재산이 상속재산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상속받은 재산이 2억 원 상당 토지이고 채무가 5억 원이면, 상속받은 토지를 매각(주로 강제집행 처리됨)하여 그 매각대금으로만 채무를 변제하면 됩니다. 즉, 채무가 5억인데 토지 매각대금이 1억 5천만으로 나왔다면, 1억 5천만 원으로만 채무를 변제하면 됩니다. 남은 3억 5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한정승인은 상속인 전원이 각각 해도 되고, 상속인 중에 1명만 하더라도 그 순위에서 종결되기 때문에 훨씬 편리합니다.
- 신청절차 : 한정승인을 위해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한다. 이때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원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 기한 : 상속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 신청을 해야 하며, 이를 초과하면 일반 승인이 된다.
| 특별한정승인 | 처음에는 상속받은 채무가 상속받은 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다가 뒤늦게 알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날로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
2. 상속포기
상속포기란 상속개시로 상속인의 지위에 있게 된 사람이 상속에 따른 승계를 거부하여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효과를 생기게 하는 것입니다. 즉, 피상속인의 재산과 채무를 모두 포기하는 것입니다. 상속인에게 어떤 재산도 상속되지 않으며, 채무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만약 선순위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할 경우, 그다음 상속관계까지 종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 신청 절차 : 상속포기를 원할 경우, 법원에 상속포기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 기한 : 상속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하며, 기한을 초과하면 포기가 인정되지 않는다.
선순위 상속인 중 일부만 상속을 포기할 경우, 그 나머지 상속분은 다른 상속인에게 상속비율에 따라 귀속됩니다.
선순위 상속인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면,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상속되고, 다음 순위의 상속인도 다시 상속을 포기하면, 그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상속이 됩니다.
따라서 가족이 많을 때에는 수십 명의 상속인이 순차적으로 상속을 포기하는 사례도 자주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속포기를 할 때에는 본인만 하는 것보다 본인 위의 상속인 그리고 본인 아래의 상속인과도 논의 후 다 함께 상속포기를 하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예) 상속포기 경우
1순위(전원포기) → 2순위(전원포기) → 3순위(전원포기) → 4순위(전원포기) → 상속인 부존재에 따른 법률상 절차 진행
예) 한정승인 경우
1순위(한정승인) 끝! [1명만 하더라도 1순위에서 종결]
※ 상속인 없는 경우 절차는 민법 제1053조~ 제1059조 참조
| 항목 | 한정승인 | 상속포기 |
| 정의 | 상속재산 한도 내에서 채무 변제 | 상속재산 및 채무 모두 포기 |
| 책임 범위 |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책임 | 재산과 채무 모두 면책 |
| 신청 방법 | 법원에 한정승인 신청 | 법원에 상속포기 신청 |
| 기한 | 3개월 이내 | 3개월 이내 |
그 밖에 참고할 사항
1. 관할법원
상속의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의 경우, 피상속인의 마지막 주소지(사망 당시 주민등록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또는 지방법원 등)에 하여야 합니다.
예) 울산광역시인 경우 울산가정법원, 서울특별시인 경우 서울가정법원
2.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를 같이 할 수 있는지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일부는 한정승인을 하고 일부는 상속포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1장의 신청서에 1건으로 할 수도 있고,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를 따로 할 수도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상속문제가 후순위 상속인에게까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선순위 상속인 중 1명이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 상속인은 상속포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3. 한정승인의 경우 필요한 상속재산목록
1) 상속의 한정승인 심판을 청구할 때에는 반드시 상속재산목록을 작성하여 제출하여야 합니다.
정부 24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와 금융감독원 상속인 금융거래조회서비스 등의 다양한 제도를 활용해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혹시 처리기간이 7일에서 20일 정도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한정승인을 고민 중이라면, 사망한 날로부터 또는 사망사실을 안 날로부터 늦어도 2개월 안에 신청하길 바랍니다. 소명해야 되는 자료들을 준비하는데 며칠이 소요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심판을 청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4. 소명자료 제출
상속재산목록 기재한 사항에 대해서는 소명자료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 적극재산 | 부동산 등기사항증명서, 자동차등록원부, 통장잔액증명서,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결과 등 ※ 특별한정승인의 경우 부동산, 자동차 등 시가에 관한 소명자료 |
| 소극재산 | 부채증명서, 소장 사본,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결과 등 |
필자네 가족은 고인의 사망을 안 날이 4월 1일이었는데 6월 마지막 주에 한정승인을 하러 가정법원을 방문했다가 한정승인에 필요한 상속재산목록을 작성할 수가 없어 상속포기 밖에 할 수 없던 경험이 있습니다.
상속포기를 하는 게 나을지 한정승인을 하는 게 나을지는 상속인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만큼, 법무사와의 상담을 통해 미리 준비하길 바랍니다.
상속 관련 부분은 기한과 서류 준비 등 중요한 사항이므로 자세한 사항은 법무사나 관련 전문가와 협의해 보기 바란다.